아내에 의한 은퇴번복과 아내를 위한 은퇴
2001/2002 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발표했던 퍼거슨 감독의 마음을 바꿔놓았던 것은 2001년 크리스마스 밤에 그의 발을 걷어차며 ‘은퇴할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 던 그의 아내 캐시였다.
그런 그가 다시 한 번 은퇴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12년 후인 2013년 크리스마스에 찾아왔다.
전에 그의 은퇴가 그의 아내에 의해 번복됐다면, 이번에는 그의 아내를 위해 은퇴를 하기로 결심한 퍼거슨 감독이었다.
그는 은퇴를 발표한 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 크리스마스에 결심을 했다. 아내 캐시의 언니가 세상을 떠났고 그녀는 자신의 인생에서 최고의 친구를 잃었다. 지난47년 동안 그는 내 가족의 리더였고 나를 위해 엄청난 희생을 해왔다.”
12년 전과 마찬가지로 아니 12년 전보다 더욱 퍼거슨 감독은 맨유를 이끌면서 많은 것을 이루었다. 2001년의 그가 트레블을 달성하고 3년 연속 리그 우승을 차지한 감독이었다면 2013년의 그는 한 차례 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마침내 리버풀이 보유하고 있던 잉글랜드 리그 최다 우승팀이라는 명예를 맨유로 가져온 감독 이었다.
그의 나이도 60에서 72세로 변해 있었다.
그의 은퇴에 많은 축구계 인사와 팬들이 큰 아쉬움을 표했지만 맨유를 지켜보는 모두가 이미 72세인 그가 영원히 맨유를 이끌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그의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의 행보가 언젠가는 끝나야 한다면 맨유에 20번째 리그 우승을 선물해주고 정상에서 떠나는 것은 결코 나쁘지 않은 작별이었다.
2013년 5월 12일 비가 내리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그는 자신이 감독으로서 맨유를 이끈 마지막 홈 경기에 찾아온 팬들을 향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 무엇 보다도 맨유에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이사들, 메디컬 스태프, 코칭 스태프, 선수, 그리고 팬뿐만이 아니라 그 모든 것을 다 합친 맨유 전부에 말이다.
내 스포츠 인생에 가장 환상적인 경험이었다. 고맙다.
나는 운이 아주 좋은 사람이었다. 이 나라의 가장 위대한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었고, 그들은 맨유를 응당한 방법으로 빛내줬다. 그들 모두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고 싶다.
나의 은퇴는 내가 맨유를 완전히 떠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나는 이제서야 맨유와 함께 고생하는 것이 아니라 맨유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꼭 한가지 여러분 모두에게 상기시키고 싶은 말이 있다. 내가 맨유에서 힘든 시간을 보낼 때마다 맨유는 나를 지지해줬고 나의 모든 스태프와 선수들도 나를 지지해줬다.
이제 여러분이 할 일은 스포츠를 사랑하듯이 새로 올 감독을 지지해주는 것이다. 그것이 아주 중요하다.
26년 반 동안 맨유를 이끄는 동안 퍼거슨 감독은 5회의 FA 컵, 4회의 리그컵, 10회의 커뮤니티실드 , 1회의 컵 위너스 컵, 1회의 유러피안 슈퍼컵, 2회의 챔피언스리그, 1회의 클럽월드컵, 그리고 13회의 리그 우승 기록을 남겼다.
퍼거슨 감독의 은퇴식 진행자가 그를 ‘ 영국 역사상 최고의 감독’ 이라고 소개하는 가운데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 중의 일부는 그의 이름을 딴 알렉스 퍼거슨 스탠드 위에 앉아 있었다. 무료축구중계